전원책 "우남찬가 고발? 나라면 고소 안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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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24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전원책 변호사

 



◇ 정관용> 새누리당의 앞날, 어떻게 될까. 글쎄요. 많은 분들의 걱정입니다. 그래서 오늘 좀 특별히 모셨습니다.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 최근에 ‘새누리당은 반드시 망한다’ 이런 지적을 하는 칼럼까지 내신 바가 있는데 지금의 새누리당 모습 어떻게 보시는지, 앞으로 우리 보수의 정당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오늘 차근차근 이야기 들어보죠. 전원책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전원책> 네,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 정관용> 오래간만입니다. 제가 방금 얘기한 ‘새누리당은 반드시 망한다’ 이렇게 아주 명시적으로 쓰신 칼럼이 지난 5월 11일자에 대구 매일신문에 났는데 그 직후에 김용태 혁신위원장 사퇴하고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느낌이 어떠셨어요? ‘내 예언대로 되잖아’ 이런 느낌이셨어요? 어떠셨어요?

◆ 전원책> 지금 총선이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고도 또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제대로 된 백서 하나 못 만들어내고 있잖아요.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르는 것도 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무엇보다도 새누리당에 리더들이 없어져버렸어요. 우리 정당들이 후진적 민주정에서 늘 보이고 있는 과두들이 있는데 이 과두들이 있을 때는 그래도 정당이 굴러간단 말이에요. 여든 야든 다 그래요. 그런데 새누리당은 지금 이 과두에 해당되는 리더들이 사라져버린 거예요.

◇ 정관용> 다 어디 갔어요?

◆ 전원책> 전부 다 상처를 입었죠. 지난 총선 때 낙선을 했거나 아니면 이미지를 잃어버리는 큰 상처를 입은 거죠. 김무성 대표부터 시작해서 대권주자 반열에 있었던 오세훈, 김문수 후보들.

◇ 정관용> 낙선했고.

◆ 전원책> 네. 그리고 이재오 의원도 낙선했고. 비박계 구도 아닙니까?

◇ 정관용> 김무성 당선은 했지만 대표로서 책임지고 또 있고.

◆ 전원책> 그리고 친박계 최경환 의원 같은 분은 상처를 입어도 너무 큰 상처를 입어버렸죠.

◇ 정관용> 요새 아주 두문분출이에요.

◆ 전원책> 이러니까 새누리당이 문자 그대로 리더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그런 이념과 정책으로 뭉쳐진 정당이 아니라 과두들을 중심으로 뭉친 정당인 데다가 우리가 늘 하는 말로 웰빙정당, 웰빙정당 하는 식으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안분자족이라고 하면 참 좋은 표현일 텐데. 문자 그대로 안분자족형, 현실에 안주하는 그런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 많다 보니까 정당이 지리멸렬해버리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지금은 안분자족할 상황도 아니잖아요.

◆ 전원책> 글쎄 말이에요.

◇ 정관용> 원내 1당도 뺏겼고 의석도 확 쪼그라들었고.

◆ 전원책> 지금 예컨대 이번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시청문회법, 어떻게 보면 상설 국회법이에요. 국회법을 개정해서 상설 국회로 나가자는 건데 정말 좋은 방향이에요. 그런데 상시청문회를 하려면 최소한 국정감사 제도가 현행처럼 그대로 존치돼서는 안 되거든요.

◇ 정관용> 정의화 의장도 그런 생각이더라고요.

◆ 전원책> 그런데도 정의화 의장이 그런 생각을 했다면 최소한 그 점에 있어서는 여야의 의견을 서로 수렴을 하고 본인이 그 점에 있어서 어떤 개선책이 없으면 이 국회법 개정을 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할 텐데 여야가 상정하기로 합의하지 않은 걸 본인이 직권상정했잖아요.

◇ 정관용> 이번에. 국회는 직권상정은 아니라고 합니다.

◆ 전원책> 물론 법사위를 통과했으니까 우리가 전통적인 말로 직권상정은 아니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직권상정은 맞는 거죠.

◇ 정관용> 아무튼 그건 그렇고.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얘기하는데 갑자기...

◆ 전원책> 국회 상시청문회법에 대해서도 비박계의 반란이라는 말이 나오잖아요.

◇ 정관용> 나오죠. 찬성표를 던졌다.

◆ 전원책> 우리 정당이 사실 민주주의에 있어서 크로스보팅을 해야 하는데 우리 정당은 90% 이상이 당론투표를 해 왔거든요.

◇ 정관용> 그랬죠.

◆ 전원책> 엄격히 말하면 백 건이 있다면 백 건 다 당론투표를 해 왔어요. 미국이 한 80%가 돼서 거의 늘 문제가 되고 있는데 과거에는 한 40%였다고 해요, 미국은. 그런데 미국도 지금 당론투표가 문제가 돼서 ‘이런 것 같으면 입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논란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 정관용> 우리는 100%다.

◆ 전원책> 우리는 당론투표를 거의 100% 하다시피 하는데 이런 중요한 국회법을 바꾸면서 예컨대 국정감사를 그대로 놔둘 것인지. 지금처럼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관한 법률을 그대로 놔둬서 국회의원들이 마구 갑질을 해도 되는 청문회, 이것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인지. 전혀 논의는 하지 않고 입법부터 통과시켜버린 거예요. 그래서 새누리당이 보면 나는 지금 지리멸렬이라기보다는 그냥 여당으로서 무슨 제 기능을 전혀 못하는 걸 넘어서서 정당으로서 제 기능을 못 한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 원인이 그러니까 과두체제로 유지되던 리더들이 상처를 입고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예요?

◆ 전원책> 기본적으로는 우리 정당이 이념과 정책으로 결성이 안 돼 있잖아요. 지금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이 세 당의 강령과 정강정책을 다 펼쳐놓고 비교분석을 한번 해 보세요. 과연 우리가 이 세 당이 필요한지. 아니란 말이에요.

◇ 정관용> 다 비슷비슷하다.

◆ 전원책>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서 소위 친노, 친문 중심의 과두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의원 중심 그리고 또 호남계 과두들 중심. 이쪽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예요. TK와 PK를 기반으로 한 과두들 중심이었단 말이에요. 강령과 정강정책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 예컨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지 않는 정당은 세 군데 중에 하나도 없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전원책> 다 똑같아요. 그리고 우선 우리가 좌우를 논할 때 가장 대표적인 잣대 중의 하나인 복지정책만 하더라도 세 당이 거의 일치해요. 이번 총선에서도 ‘노령연금 다 올려주겠다’, ‘청년수당 주겠다’ 세 당이 공히 그러잖아요. 세 당이 거의 모든 복지정책이 똑같단 말이에요.

◇ 정관용> 약간씩 차이가 있고.

◆ 전원책>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그건 정말 미미한 차이고.

◇ 정관용> 그러니까 그 말씀은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만 살아남는다. 그 말이에요?

◆ 전원책> 그렇죠. 우리 정당들이요, 세 정당이 좌우로 나눌 수도 없고 진보, 보수로도 나눌 수 없는 세 정당이에요. 그렇다면 세 정당이 뭐 하러 존재합니까? 차기 대선을 위한 과두들 중심으로 지금 뭉쳐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새누리당은 그 과두를 잃어버렸단 말이에요. 정치적 보수를 잃어버렸으니까 지리멸렬할 수밖에 없죠. 여기에 느닷없이 새로운 스타가 백마를 타고 온 왕자처럼 등장할 수도 없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반기문 대망론도 나온다, 충청 대망론도 나오고 그러잖아요. 이런 대망론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이 이미 선진민주정의 정당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산 증거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보수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이 없는 바탕 위에 그나마 과두체제로 움직였는데 과두가 없어졌다고 밖에서 다른 사람 데려 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

◆ 전원책> 그렇죠. 새누리당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시절에 김종인 비대위원을 데려다가...

◇ 정관용>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 전원책> 그렇죠. 당로고도 빨간 색깔로 바꾸고 경제민주화 내걸고. 그 이후에 또 느닷없이 중진회의 할 때 보면 등 뒤에 ‘보수를 혁신하겠습니다’ 이런 현수막을 내걸었단 말이에요. 보수층을 대변한다는 소위 보수정당인 것을 자임하면서도 보수정당으로서 제대로 기능을 해 오지 못한 건 사실이에요. 정책도 그렇고 강령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도덕성도 그렇습니다.

◇ 정관용> 도덕성.

◆ 전원책> 지난번에 공청 과정에서 도덕성이 얼마나 형편없이 무너져 있는 정당인지를 여실히 보여줬잖아요. 이 윤상현 의원의 막말사건은 단순한 한 개인의 막말이 아닙니다.

◇ 정관용> 도덕성의 문제다?

◆ 전원책> 네, 그건 커튼 뒤에서 호가호위하는 권력이 얼마나 준동하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사건이었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총선이 끝나고 나니까 심지어 윤상현 의원도 복당해야 한다, 당의 정체성 논의를 하면 늘 문제가 되어 왔던 유승민 의원도 복당해야 한다. 이런 말들이 막 난무하거든요. 그런 걸 보면 아직도 새누리당은 패거리 의식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 했구나. 사실 이번 총선에서 패배를 했을 때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였어요. 패거리 정당인 것을 청산하고 문자 그대로 정책정당 그리고 민주화된 원내 정당으로 거듭났다면 아마 앞으로 대선에서는 가장 유망한 정당이 되었을 겁니다. 예컨대 이왕 우리가 이렇게 철저하게 비판을 받았으니까 이제 정말 새롭게 출발하자. 패거리 정당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정책정당으로 하려면 당 대표 없애고 사무총장 없애고 당 대변인 없애면 되는 거예요. 문자 그대로.

◇ 정관용> 원내대표만 있으면 돼요?

◆ 전원책> 그렇죠. 원내정당으로서 기능을 하면서 당의 계파가 아니라 새로운 정파들이 여기저기 생겨나야죠. 자기 나름대로 어떤 정책을 중심으로 모이는.

◇ 정관용> 잠깐만요. 그 앞으로 얘기 나가기 전에 그러면 전원책 변호사는 윤상현 의원도, 유승민 의원도 복당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까?

◆ 전원책>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는...

◇ 정관용> 정체성 때문에 문제가 된다.

◆ 전원책>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는요, 저는 그분이 정책을 모두 다 알지는 못 해요. 하지만 원내대표 연설 그리고 그 앞에 1년 전에 발의를 했던 사회적경제기본법안, 이런 법안을 보면 이분은 보수주의자는 최소한 아니에요.

◇ 정관용> 아니다.

◆ 전원책> 그리고 이른바 제가 갖고 있는 스텐스(stance)인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도 아니에요. 이분 아주 잘 보면 자유주의 중에서 좌파그룹. 미국의 민주당으로 치면 민주당의 좌파 그리고 우리 정치철학으로 보면 마이클 센델 같은 교수도 좀 넘어선 존 롤스 같은 경우.

◇ 정관용> 정의론.

◆ 전원책> 거의 그 경우라고 봐야 하고 오히려 독일 사회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해 있는 분이에요.

◇ 정관용> 그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 전원책> 더불어민주당도 아니고 정의당에 알맞은 분이다. 정책으로 봐서는 그래요. 우리가 정책 분류를 한다면. 그리고 정의화 의장도 마찬가지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당이 제대로 정책 중심으로 가려면 정체성을 문제 삼아서 유승민 의원 복당 받아주면 안 되겠네요. 또 윤상현 의원은 도덕성...

◆ 전원책> 윤상현 의원은 도덕성 문제죠. 최소한 대통령에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것을 늘 보여줬잖아요. 그럼 거기에 걸맞은 겸손함과 어떤 조심스러움을 보여야 할 텐데 그걸 오히려 하지 않은 채 오만함을 드러냈단 말이에요. 호가호위하는 모습을 보여 왔잖아요. 그런 것 같으면 이번 막말사건이 터졌는데 이분은 만약에 복당한다면 새누리당이 앞으로 어떻게 되겠어요? 누구에게 도덕성을 묻겠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총선 패배 직후에 그런 정체성, 도덕성 이런 기준 엄격히 하고 정책 중심의 민주화된 원내정당으로 갈 기회였다고 말씀하십니다만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된 후에 좀 뭔가 바꿔보겠다고 혁신위원장 김용태 의원 내정하고. 그런데 그걸 제일 싫어하시는 패거리, 그 친박 패거리 분들의 어떤 조직적 반란으로 전국위원회 등등이 무산돼버렸잖아요.

◆ 전원책> 처음에 정진석 원내대표를 뽑았을 때부터 사실은 친박이...

◇ 정관용> 그분들이 또 뽑아줬다 그러죠.

◆ 전원책> 뽑아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원내대표가 됐겠습니까? 유기준 의원이 7표밖에 못 받았잖아요. 그게 상징으로 보여주지 않습니까? 유기준 의원이 아무리 당내에 적이 많다 하더라도 어떻게 7표밖에 안 나왔겠어요. 진짜 친박이었는데, 그분은. 그런데 정진석 의원은 또 지금 현직 의원이 아니잖아요. 당선자 신분이잖아요. 그런데도 많은 득표를 하면서 뽑혔단 말이에요. 아주 다선도 아니에요. 3선이잖아요.

◇ 정관용> 이제 4선 고지에.

◆ 전원책> 이제 4선 되잖아요. 그런데 이분이 그렇게 되면서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뽑아서 지금 뒷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 조건을 걸고 뽑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분이 과연 정진석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서만 어떻게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비대위원장까지 겸하겠다. 그래서 비대위원을 뽑고 혁신위원장을 뽑으면서 친박의 심기를 건드린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그것도 여론조사 같은 걸 해봐서 비대위원장 겸하는 게 좋다는 게 많아서 했다는 것 아닙니까?

◆ 전원책> 그 여론조사라는 것이 당내 의원들에게 의견들을 물은 것 아니에요.

◇ 정관용> 네, 당선자들.

◆ 전원책> 그게 전부 다 친박들이 압도적인 것이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친박들이 비대위원장 겸임하라고 한 거잖아요.

 



◆ 전원책> 네, 무엇보다도 이 비대위원장을 겸하든 겸하지 않든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든 누가 혁신위원장이 되든 혹은 둘 다를 같이 하든 간에 지금 새누리당이 뭘 바꾸겠어요? 바꿀 수 있는 게 없어요. 이미 원내대표로 가고 전당대회를 하기로 했잖아요. 당대표 두기로 했고 사무총장 그대로 두기로 했다면 역시 당은 계파가 생긴 것이고, 생길 것이고 과두들이 또 설칠 거란 말이에요. 중간 보수들이. 그리고 또 청와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청와대는 살아 있는 권력이니까. 그리고 역시 어떤 보수주의라든지 범자유주의라든지 어떤 정책과 이념으로 인해서 서로 결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차기 권력을 두고 또 뭉칠 것이란 말이에요.

◇ 정관용> 다음 당대표.

◆ 전원책>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미래가 뻔히 보입니다. 바꿀 게 없는 거예요. 뭘 바꿀 거예요? 가령 정관용 선생님 같으면.

◇ 정관용> 너무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시는 거 아니에요?

◆ 전원책> 아니, 지금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바꾼다 하더라도.

◇ 정관용> 영원히 방법이 없다.

◆ 전원책> 국민들이 어느 누가 감동을 하겠습니까?

◇ 정관용> 당대표 선출 이런 것 하는 한.

◆ 전원책> 그렇죠. 감동하지 않는 변화. 그게 무슨 소용이 있어요? 그게 무슨 변화예요? 그러니까.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청와대와의 관계 부분을 좀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차기권력 창출을 향한 당으로 거듭날 수는 있지 않아요? 당 대표 선출을 하더라도.

◆ 전원책> 그런데 지금 이 대통령제에 있어서는요. 입법부와 행정부의 유착관계, 이것이 늘 문제가 되거든요. 가령 여대야소 같으면 미국에도 소위 이른바 협력관계가 늘 주목을 받습니다. 그래서 견제와 균형이 행정부와 입법부 간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당과 야당, 정당과 정당 간의 견제와 균형이 더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되면 가령 여소야대가 되어 버리면 문자 그대로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는 더 후진적 민주주의니까 그러니까 살아 있는 권력에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늘 입법부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왜 그런가 하면 상호 부패했기 때문에 그래요. 입법부를 만약에 제대로 먼지를 털려고 털면 우리가 뭐라고 부릅니까? 사정정국이라고 부르잖아요. 사정정국이라고 하는 것을 야권은 늘 두려워합니다. 일단 털면 털리잖아요.

◇ 정관용> 그래서 정당과 의회가 살아 있는 권력을 결코 함부로 못 한다?

◆ 전원책> 그렇죠. 이게 후진적 정치에 있어서 가장 어두운 부분이에요. 이 정치가 성숙하면 이런 현상이 없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말씀하시는 당대표, 사무총장 이런 거 없애고 정책 중심의 원내 민주화된 정당으로 만든다. 그렇게 되면 청와대를 향해서 할 말 할 수 있나요? 마찬가지로 거기는 부패 고리가 여전히 있고 사정정국이 두려운 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 전원책> 원내 정당이 되면 의원들이 우선 공부하지 않는 의원들은 도태됩니다. 철저히 도태돼요. 이 당론에 따라서 지금까지는 법안을 가지고 한꺼번에 100건씩 막 처리하는데 그 법안이 뭔지도 모르고 찬성도 하고 반대도 하고 원내대표가 시키는 대로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당 안에 원내부대표가 얼마나 많이 있어요? 그 원내 의원들을 다 통제하기 위해서 부대표를 다 만들어놓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이것이 정책정당으로 기능을 하게 되면 의원 각 개개인이 공부하지 않고 함부로 의회에 참석을 못 하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계셔서 사실 이것은 새누리당한테만 요구하는 게 아니잖아요.

◆ 전원책> 그럼요.

◇ 정관용> 모든 정당한테 요구하는, 어찌 보면 너무 교과서적인 대안을 내고 계셔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새누리당은 그렇게 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이는데요?

◆ 전원책> 사실 우리가 민주주의를 한지 70년이 됐잖아요. 그러면 그 방향으로 가야죠. 가야 하는데 여든 야든 못 가고 있고 점점 더 우리 민주주의 상태가 악화되어 가잖아요. 우리는 지금 다 민주주의 한다 하지만 결국 투표소에 가서 나한테 제시된 선택지 중에 후보자 중에 한 사람에게 기표한 것으로 민주주의에서 주권을 행사했다고 믿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TV에서 정치 뉴스를 보면 충분히 우리가 민주주의를 감시하고 있다고 믿고 있단 말이에요. 그게 아니잖아요.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려면 하나씩 발전해가야 하는데 사실 이번이 기회였잖아요.

◇ 정관용> 당이 변해야 하는데.

◆ 전원책> 네, 이렇게 철저히 무너져버렸을 때, 폐허가 되었을 때 새싹을 돋게 할 수 있는 길인데.

◇ 정관용> 폐허라고 안 느끼나 봐요.

◆ 전원책> 안 느끼는 거죠. 문자 그대로 온실 속의 화초들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런 교과서적 개혁으로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이?

◆ 전원책> 전혀 없죠.

◇ 정관용> 그러면 어쨌든 전당대회를 통해서 예전처럼 또 역시 과두정당 식으로 갈 것 아니에요? 그러면 그나마 대선에서 붙어볼 만한 당으로 유지는 됩니까? 어떻습니까?

◆ 전원책> 저는 지금 새누리당의 미래를 왜 암담하게 보이는가 하면 우선 우리나라 정당들의 풍토로 봐서 과두들, 정치적 보수 혹은 차기 주자가 뚜렷이 등장하지 않으면 그 정당들 하나같이 지리멸렬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과거에 깨진 이유가 그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전원책> 김한길 의원이 탈당하고 나서 석 달 동안 당이 26번이나 이합집산 했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이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부를 위해서 탄생한 당이었잖아요. 지금 새누리당이 무슨 당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기 위해 만든 당이잖아요. 한나라당이 당 이름을 바꾸고 색깔 바꾸고 다 바꿨잖아요. 그런데 박근혜 정권이 끝났는데도 이 정당이 살아남으려면 변신을 해야죠.

◇ 정관용> 변신 아니면 차기 리더가 있어야 하는데.

◆ 전원책> 그렇죠. 리더가 있어서 정말 후계자가 있거나.

◇ 정관용> 리더가 없어요?

◆ 전원책> 네, 그런 것으로. 지금 안 보이지 않습니까?

◇ 정관용> 앞으로도 안 보일까요?

◆ 전원책> 글쎄요. 저는 이번 연말 아니면 내년 재보선 직전에 어차피 정계개편이 올 것이라고 봐요.

◇ 정관용> 어떤 정계개편이요?

◆ 전원책> 글쎄요. 나는 가급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정계개편이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예컨대 보수주의 정당이 하나 생기고 자유주의 정당이 하나 생기고 그리고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 그게 캐나다 식이거든요. 보수당과 자유당과 사회당이 있으면 되는데.

◇ 정관용>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까요?

◆ 전원책> 우리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겠죠.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의 친문 단일대오, 이거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안희정 충남지사와 친문이 누구냐를 두고 내부경쟁은 벌어지겠습니다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그리고 국민의당이 안철수를 대권 주자로 하는 데는 역시 단일대오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거기에 호남과 비호남이 물과 기름처럼 있지만 결국은 안철수 단일대오로 갈 것이고.

◇ 정관용> 그러면 어떤?

◆ 전원책> 결국 과두정당이 될 텐데 지금이야말로 나는 이쪽에 보수를 자임하고 있는 혹은 범자유주의나 보수라고 제한적으로 보기보다는 범자유주의 진영에서 새로운 하나의 정치 결속체가 나타나서 정말 이제야말로 선진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그런 정당이 등장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 정관용> 새누리당이 쪼개지는 겁니까?

◆ 전원책> 네, 새누리당이. 그런데 야당이 이미 분열했잖아요. 새누리당도 끊임없이 분열의 유혹을 받을 거예요. 받지만 분열 못 하는 이유는 그겁니다. 과두가 없기 때문에 분열 못 하고. 그리고 시베리아 벌판을 경험해보지 못 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전사들이 없기 때문에 분열 못하는 것에 불과해요. 다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그리고 책상물림들이란 말이에요. 이분들이 밖에 나가서 독자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할 정도의 배짱도 없고 용기도 없고. 그럴 만한 결단력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 정관용> 그런데 연말이나 내년 봄 재보선 때는 나옵니까?

◆ 전원책> 어차피 새누리당이 지리멸렬할 테니까.

◇ 정관용> 지리멸렬이 오래되면 그렇게 나온다?

◆ 전원책> 네, 그렇게 당이 흔들리고 깨어지고 분파가 벌어지고 하면.

◇ 정관용> 새누리당이 쪼개진다?

◆ 전원책> 네, 저는 쪼개질 것이라고 봐요.

◇ 정관용> 쪼개진, 그렇게 되면 4당 체제 식으로 가는 겁니까? 아니면 거기서 합당...

◆ 전원책> 잘하면 4당이겠고 더 넓게 보면 5당, 6당도 될 수 있을 겁니다만 어쨌든 우리나라 정치세력들이 이합집산을 하는 것은 유명하지 않습니까? 또 차기 대선 직전에는 2당 아니면 3당으로 가급적 아마 2당 정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겠죠.

◇ 정관용> 일단 그 사이에는 분화됐다가 다시 또 합치는.

◆ 전원책> 지금까지 아마 여당이 쪼개진 것은 몇 차례 있긴 있었죠. JP 자민련도 쪼개져나간 것이고 그리고 이회창의 자유선진당도 어떻게 보면 쪼개져나간 것이잖아요.

◇ 정관용> 새로 만들었지만 쪼개져나간 거죠.

◆ 전원책> 네, 쪼개져나간 것으로 봐야 하는데.

◇ 정관용> 이제 그런 시도가 또 올 거라고 본다.

◆ 전원책> 이건 아마 지역적 배경이 아니라 다른 이념 갈등이 좀 더 두드러질 것이 아니냐. 그건 차라리 저는 바람직한 것으로 봐요. 지금처럼 이념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자유주의 진영이 같은 당을 한다는 게 우습잖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튼 교과서적인 의미에서 봐도 새누리당은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 기존의 과두체제 식으로 유지된다고 하는 그런 가능성으로 봐도 뚜렷한 차기 주자가 없기 때문에 유지되기 어렵고.

◆ 전원책> 이념과 정당으로 뭉치지 않은 정당들의 특징이 여러 가지 있는데요.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당명입니다. 예컨대 새누리당, 국민의당, 국민의당 또 지지하는 사람들 들으면 화내시겠지만 당명에 이념이 드러나 있지 않잖아요. 과거에 열린우리당, 당명에 이념이 드러나 있지 않으면 그 당은.

◇ 정관용> 더불어민주, 이건 이념이 좀 들어가 있나요?

◆ 전원책> 글쎄요. 민주라는 이념은 있습니다만 그 당이 과연 또 이념성이 높은 당명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이런 어떤 처절한 상황 속에서 바람직한 교과서적 방향으로의 정계개편을 기대해본다?

◆ 전원책> 저는 어차피 지금 이런 상황들이 우리가 먼 미래를 봤을 때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 가야만 될 과도기로 보거든요. 그렇지만 아주 비관적으로는 보지 않아요. 이런 것을 거치지 않고 어떻게 선진민주적으로 가겠어요?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 정관용> 오늘 마침 모신 김에 이것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자유경제원 원장을 지내신 바 있지 않습니까?

◆ 전원책> 네, 2년 했죠.

◇ 정관용> 그 원장 그만두신 후에 일어난 일이긴 합니다만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시 공모전이라는 게 있어서 그게 심사를 거쳐서 뽑아놓은 당선자를 보니까 가로로 읽으면 다 찬양인데.

◆ 전원책> 그 사건을 다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죠? 머리글자만 세로로 읽으면 비판이 되더라. 이게 뒤늦게 밝혀졌어요. 그런데 오늘 나온 뉴스가 자유경제원 측에서 그 당선자들한테는 10만원인가 상금을 줬답니다. 그런데 그분들을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했어요. 5000만원 피해보상해라. 또 행정절차 등등에 돈이 들어갔으니까 699만 6090원 내라. 이런 소송을 했다는데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원책> 글쎄요. 제가 한때 몸을 담고 있었던 데니까 제가 비판하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마는 워낙 이승만 대통령을 찬양하는 시를 공모했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합시다. 그건 가능하다고 봐요. 예컨대 어떻든 우리 범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까지는 제가 이해를 하는데 거기에 심사위원장을 지내신 분도 사실 문인이에요. 그런데 저도 원래 시를 쓴 사람이고 그래서 그 당선작을 봤더니만 저 같으면 ‘당선자가 없음’ 하겠던데, 우선 그 내용을 세로로 읽지 않더라도. 그런 걸 굳이 대상하고 본상하고 이런 상을 주면서 그걸 보고 처음부터 의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뭘 갖고 어떻게 심사했는지를 난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돼서 한 번 수상을 취소를 했으면 나는 그것으로 끝을 내야지 거기에 응모한 사람이 어떤 고의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과연 그것이 형사사건화하고 민사소송을 해서 또 한 번 분란을 일으킬 만한 문제인가 하는 것은, 사실 재단이잖아요. 그러면 그냥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것이 저는 좀 더 좋지 않았느냐 싶고. 만약에 재판부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어떻든 자유경쟁으로 입은 피해는 있지만 이것을 과연 엄격히 손해배상의 잣대로.

◇ 정관용> 명예훼손하고 사기로 고소했어요.

◆ 전원책> 불법행위로 판단을 해서 사기든 명예훼손이든 불법행위로 판단해서 거기에 대한 손해의 발생으로 보고 손해액을 산정하고 할 재판부가 과연... 저는 재판부가 굉장히 고뇌할 것으로 봅니다. 형사 문제는 좀 그래요. 과연 사기, 불법행위로 볼 만한 그런 가치가 있는 행동이었는가 하는 것도 한 번 짚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쨌든 자유기업원이 그걸 당선작으로 뽑은 게 잘못인 거죠?

◆ 전원책> 하여튼 제가 만약 원장이었다면 당선작으로 뽑지도 않았겠지만 이 소송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우리 전원책 변호사의 교과서적이지만 너무나 원칙적인 정치권에 대한 바람, 모든 정당이 좀 귀기울여 한번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전원책> 정말 이게 교과서적이라고 자꾸 그렇게 밀쳐낼 문제가 아니고요. 반드시 우리가 그려가야 할 계획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전원책>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전원책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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