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평 철창에 몸 구겨넣은 하청 노동자…"비정규직 삶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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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최안 부지회장이 철제 구조물에서 나오고 있다. 강인석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페이스북유최안 부지회장이 철제 구조물에서 나오고 있다. 강인석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페이스북 캡처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철제 구조물에 자신을 가뒀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이 '0.3평 옥쇄 투쟁'을 끝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농성에 들어간지 31일 만인 22일 오후 6시 30분쯤 그는 들것에 실려 나왔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 옥포조선소 1독에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 화물창 바닥 1㎥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 자신의 몸을 구겨 넣은 뒤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았다. 한 달 동안 눕지도, 일어서지도 못했다.

유 부지회장이 철제 구조물에서 나오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심적으로 힘든 상태인데다 인권 보호 차원에서 조합원들은 1독 앞 다리에 늘어서 그의 모습을 가려주었다.

철제 구조물이 뜯기자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은 그는 웅크린 몸을 펼 수 있었고, 들것에 실려 대기 중이던 구급차에 올랐다. 그리고 유 부지회장과 함께 고공농성을 벌인 6명도 한 달 만에 맨땅을 밟았다.

이들을 걱정하며 임금협상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공권력 투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조합원들은 "사랑합니다!", "투쟁!"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겼다.

철제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 연합뉴스철제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 연합뉴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0.3평이라는 공간에 자신을 가둔 31일간의 모습은 조선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그 자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 삶을 전국적, 사회적 문제로 확산시켰고, 하청노동자의 실상을 알렸다는 데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극한으로 치닫던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파업은 51일 만에 끝났다. 하청노사는 임금 4.5% 인상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책임 면책에 대한 부분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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