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달고나 사장 "고객 몰려와 화장실도 못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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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달고나 장사 25년, 요즘은 줄 서서 기다려
넷플릭스 관계자가 섭외, 하루 5kg 300개 만들었다
김동연 전 부총리부터 목사까지…보람과 재미 느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창주, 정정순 ('오징어게임' 달고나를 직접 만든 대학로 달고나 장인)
 
조금 전 우리 탐정 코너에서 오징어게임 속 법적 쟁점 다뤘습니다만 실제로 이 작품에 대한 관심과 흥행은 기록적입니다. 이 흥행에 더 주목하는 이유는 작품 전체를 흐르는 구성에 우리 전통놀이가 배치돼 있다는 거죠. 그중에서도 특히 달고나 뽑기가 지금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오징어게임 속의 그 달고나를 직접 만든 분 초대했습니다. 너무 바쁘셔서 진짜 어렵게 섭외했어요. 서울 대학로에서 달고나 뽑기를 지금 판매하고 계시는 분 임창주 씨, 그리고 부인이세요. 정정순 씨, 어서 오십시오.
 
◆ 임창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사장님. 지금 밤 10시까지 장사를 어제 하고 아침에 나오신 거죠?
 
◆ 임창주> 네.
 
◇ 김현정> 감사합니다. 대학로에서 몇 년 동안 하신 거예요?
 
◆ 임창주> 한 25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25년째 뽑기를 하고 있는, 달고나 뽑기 하고 계시는 달인들. 손님이 지금 얼마나 많길래 밤 10시까지 그렇게 장사를 하셔야 돼요?
 
◆ 정정순> 요즘에 많아요. 줄을 서서 하니까요. 오시면 손님도 줄을 서시더라고.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어제 현장에서 섭외를 했거든요, 찾아가서. 줄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니, 원래 이렇게 장사가 잘 되던 곳이에요, 오징어게임의 이 영향이.
 
◆ 정정순> 오징어게임의 영향이 좀.
 
◇ 김현정> 얼마나 늘었어요, 손님이?
 
◆ 정정순> 엄청 많이 늘었죠.
 
◇ 김현정> 엄청, 화장실 갈 시간은 있으세요?
 
◆ 임창주> 없습니다. 밥도 못 먹습니다.
 
◆ 정정순>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연합뉴스연합뉴스◇ 김현정> 세상에. 아니, 그런데 장사 25년째 저기서 장사를 해오고 계셨는데 어떻게 하다가 오징어게임 속의 그 소품 달고나 뽑기를 만들게 되신 거예요?
 
◆ 임창주> 운이 좋은 거죠. (웃음)
 
◇ 김현정> 섭외 과정을 조금 얘기해 주세요.
 
◆ 임창주> 섭외는 회사, 넷플릭스의 관계자가 오셔서 한번 만들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 개 만드니까 와서 좀 촬영 좀 해 달라고.
 
◇ 김현정> 현장에 와서.
 
◆ 임창주> 내가 돈을 드리고 기름을 넣어준다. 그래서 갔죠. 원래는 촬영할 목적으로 갔었죠.
 
◇ 김현정> 뭘 목적으로?
 
◆ 임창주> 촬영, 달고나 만드는 촬영.
 
◇ 김현정> 달고나 만드는 거 촬영.
 
◆ 임창주> 촬영. 그래서 가다 보니까 거기 다른 데서 주문한 게 감독의 마음에 안 들었나 봐요.
 
◆ 정정순> 그런데 여름이라 습기 많잖아요.
 
◆ 임창주> 장마철이라 습도 때문에 녹아버리거든요. 그래서 (촬영 현장에서 달고나를) 만들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처음에는 만드는 장면의 연기자로서 갔다가 그냥 만들어주십시오 해서. 몇 개나 만드신 거예요?
 
◆ 임창주> 저도 대략은 한 300개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하는데요.
 
◇ 김현정> 300개를 현장에서?
 
◆ 임창주> 5kg 했으니까요. 하루에 5kg. 8시부터 7시까지 했으니까. 어마어마한 거죠.
 
◇ 김현정> 그거 만들 때 특별한 주문 같은 건 없었어요? 감독의.
 
◆ 임창주> 소품 관계자가 이거 몇 개 해 주세요, 이거 몇 개 해 주세요.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 김현정> 이거 뽑기 몇 개, 이거 뽑기 몇 개.
 
◆ 정정순> 세모 몇 개, 동그라미 몇 개, 그런 식으로 계속 연락이 온 거예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이레째 넷플릭스 전 세계 인기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뽑기 가게에서 시민들이 뽑기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이레째 넷플릭스 전 세계 인기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뽑기 가게에서 시민들이 뽑기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정> 그리고 이렇게 조금 특별한 만들어 달라는 부탁 같은 건 없었어요?
 
◆ 임창주> 네, 얇게. 안 타게.
 
◇ 김현정> 타지 않게.
 
◆ 임창주> 그리고 모양을 일정하게.
 
◇ 김현정> 모양도 일정하게 해달라.
 
◆ 임창주> 이런 걸 주문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지금 들고 오셨네요, 사장님.
 
◆ 임창주> 네.
 
◇ 김현정> 그거 한번 보여주세요. 진짜 오랜만에 본다, 저거.
 
◆ 임창주> 어떻게 보여드리나.
 
◇ 김현정> 손으로 하나 들어주시겠어요?
 
◆ 임창주> 이게 오징어 뽑기의 우산 있고.
 
◇ 김현정> 우산 있고 별도 있고 세모도 있고 동그라미도 있고. 지금 이 소품으로 직접 현장에서 만드신 거예요? 
 
◆ 임창주> 네
 
◇ 김현정> 저 한번 만져봐도 돼요, 이거? 이야, 세상에. 세상에. 저도 어렸을 적에 학교 앞에서 엄청나게 이거 뽑았거든요. 그때 저는 달고나라고 안 하고 그때 저는 뽑기라고 그랬어요. 저희 동네에서는. 그리고 누르지 않고 이렇게 반죽만 해 주시는 건 먹기라고 하고.
 
◆ 임창주> 먹기.
 
◇ 김현정> 뽑기, 먹기. 그때는 개당 50원, 100원 했는데 지금은 얼마예요?
 
◆ 임창주> 지금은 2000원 받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에서 달고나를 직접 만든 달고나 달인의 가게 앞 모습<오징어게임>에서 달고나를 직접 만든 달고나 달인의 가게 앞 모습◇ 김현정> 2000원이에요? 많이 올랐다. 제일 인기 있는 모양은 뭡니까?
 
◆ 임창주> 요즘은 우산입니다.
 
◇ 김현정> 우산. 왜인지는 얘기하지 마세요. 얘기하지 마세요. 왜인지는 얘기하지 마시고 우산이 제일 인기가 많습니까?
 
◆ 임창주> 제일 많이 합니다.
 
◇ 김현정> 어려운데.
 
◆ 임창주> 어려워요.
 
◇ 김현정> 저는 예전에 손에다가 침 묻혀서 이렇게 이렇게 뽑았거든요. 그거 뽑기 잘하는 노하우가 있어요, 사모님?
 
◆ 정정순> 그런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안 그래도 마스크를
 
◇ 김현정> 마스크를 못 벗으니까.
 
◆ 정정순> 그렇죠.
 
◇ 김현정> 지금은 안 되는 거예요?
 
◆ 정정순> 안 되죠.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원래 잘하는 노하우는 뭐예요? 코로나 아닐 때는. 팁을 좀 주신다면?
 
◆ 임창주> 팁을 준다면 바늘로 달궈서 가장 깊이 찍은 데를 살살 녹이는 게 (모양대로) 나오겠죠.
 
◇ 김현정> 찍다 보면 그게 어쩔 때는 사장님이 푹 찍으실 때도 있고 좀 덜 찍으실 때도 있고 그래요?
 
◆ 임창주> 힘의 감각이죠.
 
◇ 김현정> 그래도 어쩔 때 보면 푹 찍은 곳이 있어요.
 
◆ 임창주> 네, 일정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재미있습니다. 아니, 달고나 장사가 이게 흔한 업종은 아닌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25년 전에.
 
◆ 임창주> 25년 전에 제가 원래 양복점을 한 20년 이상 일했고요.
 
◇ 김현정> 양복점.
 
◆ 임창주> 어렸을 때 제가 했으니까 25년 이상 했죠. 하다 보니까 경기가 좀 사그라져서 어느 날 갑자기 그걸 보게 됐습니다.
 
◇ 김현정> 이 뽑기하는 거.
 
◆ 임창주> 장사하는 거를. 그래서 나도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나도 할 것 같고 재미있어 보이고. 어린 시절 생각도 나고 해서.
 
◆ 임창주> 네, 그때 당시 돈 3만 원 가지고 시작했어요. 
 
◇ 김현정> 돈 3만 원 가지고. 그때는 아마 형편이나 이런 게 넉넉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 임창주>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이게 거리에서 뽑기 장사 하다 보면 참 별에 별 에피소드들이 다 많으실 것 같은데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이라든가 에피소드가 있으세요?
 
◆ 임창주> 있기는 전에 김동현 목사님 아니 임동진 목사님 있고. 김동진 전 장관님 김동진인가? 김동연.
 
◇ 김현정> 김동연 부총리도 오시고, 지금 대선후보. 그분들도 오세요? 탤런트 겸 목사이신 임동진 씨, 이런 분도 오셔서 옛날 생각난다면서.
 
◆ 정정순>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요. 옆에 장사하시는 사장님들도 대학로 주위에서 사장님들도 많이 도와주셨고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한 거죠. 거기에 자리를 잡고요. 안 그랬으면 못 했죠, 장사를.
 
◇ 김현정> 보람을 느낄 때도 있으실 테고 가끔은 속상할 때도 있으실 테고 그래요.
 
◆ 정정순> 그렇죠. 하다 보면 또 워낙 말하는 걸 좋아해서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웃음)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제공 ◇ 김현정> 재미있게 하고 있으세요. (웃음) 그 현장에서 뽑기 막 만들 때 말이죠, 영화 촬영장에서 만들 때 배우들 중에 하나씩 짚어먹고 그런 사람은 없어요?
 
◆ 임창주> 그거를 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없었어요?
 
◆ 임창주> 우리가 별도로 사무실이 있어서 소품실 두 사람하고 우리 집사람하고 넷이서 있거든요.
 
◇ 김현정> 몇 초마다 하나씩 만드신 거예요?
 
◆ 임창주> 몇 초는 아니고요. 한 2분대에 되지 않을까. 2분에서 2분은 안 될 거예요.
 
◆ 정정순> 2분은 안 걸리지.
 
◇ 김현정> 하나 만드는 데.
 
◆ 임창주> 1분 30초?
 
◇ 김현정> 막 찍어내셨군요.
 
◆ 임창주> 하면 바로 그렇게 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저희가 현장에서 이분들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눠보니까 속상할 때도 많고 또 뽑기, 달고나에 대한 인식이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이긴 하지만 음식으로서는 대접을 많이 받았던 건 아니잖아요. 여태까지는. 그래서 좀 속상할 때도 있고 그런 말씀을 전해 들으면서 마음이 짠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자랑스러우시죠?
 
◆ 정정순> 자랑스러울 건 없죠. (웃음)
 
◇ 김현정> 찾아오기까지 하는데, 사람들이. 지금 가족 분들 보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정정순>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나와서 장사하고 그래도 아들 둘이서 그냥 잘 커줬어요. 착하게. 그게 제일 감사하죠. 다른 건 할 말은 없고요. 
 
◇ 김현정> 아들아, 엄마 방송 탔어, 한마디 하세요. (웃음)
 
◆ 정정순> 아들아, 엄마 방송 탔다. (웃음)
 

◇ 김현정> 순박한 우리네 이웃들이십니다. 훈훈하네요. 제가 지금 뽑기를 가져오신 뽑기 한번 해 보고 싶은데 혹시 시간 조금 되시면 저희 댓꿀쇼까지 같이 괜찮으세요, 사장님?
 
◆ 임창주> 네, 그렇게 하죠.
 
◇ 김현정> 여기서 일단 인사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정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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